2026년 9월 27일 일요일
칼럼

이기심 넘어 '교육 동반자'로: 학부모 역할 대전환의 길

과거 헌신적 교육열이 '내 자식 지상주의'로 변질되며 교육 현장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습니다. 이제 학부모는 아이의 진정한 성장을 돕는 '교육 동반자'로 거듭나야 할 때입니다.

ACT EDU NEWS editor 기자승인 2026.09.28 06:02댓글 0
146

AI 핵심 브리핑

대한민국 교육은 오랜 역사 속에서 자녀 교육에 대한 세계적인 헌신으로 높은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6.25 전쟁 이후 폐허 속에서도 교육을 향한 뜨거운 열정은 가난의 고리를 끊고 산업화와 현대 사회의 주역을 길러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찬란한 공로의 이면에는 깊은 그림자도 드리워져 있습니다. 공동체를 이끌던 교육열이 점차 '내 자식 지상주의'라는 이기심으로 변질되면서, 우리 교육 현장은 각자도생의 경쟁터로 변모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두 얼굴의 학부모 영향력: 연대와 파괴 사이
한때 학부모는 학교의 든든한 협력자이자 공동체적 연대의 동반자였습니다. 학교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교사의 권위를 존중하며 아이들을 함께 키워내던 '착한 사마리아인'의 모습은 미국 전 대통령조차 극찬할 만큼 숭고한 헌신으로 평가받았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헌신이 공동체의 윤리를 상실하고 오직 '내 아이의 승리'에만 몰두하게 되면서, 교육 현장을 파괴하는 방향으로 작용하는 사례들이 늘고 있습니다.

프랑스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는 교육이 기존 계급 구조를 재생산하는 기제로 작용한다고 지적했지만, 오늘날 한국의 학부모 영향력은 사적 자본을 동원해 공교육을 무력화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관련 자료에 따르면, 최근 학교 현장의 과도한 악성 민원은 사교육 자본과 결합한 일부 학부모층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2023년 서이초 사건을 비롯해 교사의 정당한 생활지도조차 '아동학대'로 몰아세우는 현상은 학부모가 교육의 협력자가 아닌, 교권을 침해하는 '소비자'로 변질되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시입니다. 이러한 무한 경쟁과 각자도생의 광풍 속에서 아이들은 병들어가고 있으며, 매년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는 사교육비는 이러한 현실을 반영합니다.

패러다임의 대전환: 사적 독점에서 공적 연대로
'내 자식만 잘되면 된다'는 극단적 이기주의 교육관은 결국 아이마저 피폐하게 만드는 '모두의 패배'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타인의 자녀를 짓밟고 얻은 성공이 과연 미래 사회에서 진정한 가치를 가질 수 있을까요?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과 공동체적 윤리를 잃어버린 아이가 복잡하고 긴밀하게 연결된 사회에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이제 학부모의 영향력은 '사적 욕망의 관철'에서 '공적 가치의 수호'로 그 방향을 대전환해야 할 시점입니다.

철학자 한나 아렌트는 “교육은 아이들에게 세계를 파괴하지 않고 스스로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과정이며, 이를 위해 어른들은 아이들 앞에 세계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학부모가 아이에게 보여주어야 할 참된 교육적 영향력은 '어떻게 남을 이길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더불어 살아갈 세계를 책임질 것인가'여야 합니다. 학부모는 학교를 상대로 서비스를 요구하는 '소비자'가 아니라, 교육이라는 중요한 과업을 함께 수행하는 '교육의 주체이자 공동 교육자'로 거듭나야 합니다.

희망의 선례: 학부모가 만드는 교육 혁명의 길
학부모의 영향력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때 학교와 지역 사회는 긍정적인 변화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이미 국내외 현장에서는 희망적인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1. 덴마크의 학부모 연대 모델 (Efterskole & Skole-hjem-samarbejde): 덴마크 학부모들은 학교운영위원회와 학부모 교류회를 통해 '내 아이의 성적'이 아닌 '학급 전체 아이들의 행복과 공동체성'을 논의합니다. 관련 자료에 따르면, 학부모들이 모여 SNS 사용 시간, 사교육 자제, 공동 야외 활동 등을 자율적으로 협약함으로써 과도한 사교육 경쟁과 학교 폭력을 줄이는 데 기여한 선례가 있습니다.

  2. 국내 '학부모 동아리'와 '학교 운영 참여' 혁신 사례: 국내 일부 혁신학교 및 마을교육공동체에서는 학부모들이 학교를 압박하는 주체가 아니라, 자신의 재능을 기부해 방과 후 수업을 돕고, 학교 안팎의 안전망을 구축하며, 교사의 교육 활동을 적극적으로 보호하는 '보호막' 역할을 자처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학교들에서는 교권 침해 발생률이 낮고, 학생들의 행복도와 사회성 점수가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러한 사례들은 학부모가 '소비자'의 가면을 벗고 '공동체 선(善)의 수호자'로 나설 때, 교육이 비로소 바로 설 수 있음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교육은 부모의 욕망을 투사하는 거울이 아니라, 아이가 스스로의 삶을 항해할 수 있도록 노를 쥐여주고 타인과 함께 풍랑을 헤쳐 나가는 법을 가르치는 숭고한 여정입니다.

이제 대한민국 학부모들은 선택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끝없는 입시 경쟁의 톱니바퀴에 내 아이를 밀어 넣어 영혼을 피폐하게 만들 것인가, 아니면 교사를 존중하고 지역 사회와 연대하여 내 아이가 살아갈 세상을 따뜻하고 안전한 곳으로 일궈낼 것인가를 말입니다. 학부모 제위께서는 부디 선생님의 손을 잡고, 내 자식뿐만 아니라 그 옆에 앉은 이웃의 아이 손도 함께 잡아주십시오. 학교를 비난하고 압박하는 민원인이 아니라, 교사의 열정에 힘을 보태는 진정한 교육 동반자가 되어 주시기를 기대합니다.

저작권자 © ACT EDU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기사는 ACT EDU NEWS의 저작물로, 무단 복제·전재·재배포를 금합니다. 인용 시 출처를 명시해 주시기 바랍니다.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