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11일 화요일
칼럼

AI 시대, 교과서 질문의 진화: 비판적 사고를 위한 교육의 재정립

인공지능(AI) 시대의 도래는 교육 방식과 교과서의 역할에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정답 찾기 중심의 교육에서 벗어나 '질문하는 교육'으로의 전환은 우리 아이들이 미래 사회의 주역으로 성장하는 데 필수적인 역량입니다.

연응진 기자승인 2026.08.12 06:03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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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시대의 도래는 교육 방식과 교과서의 역할에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정해진 답을 빠르고 정확하게 찾아내는 능력만으로는 미래 사회를 살아가는 데 충분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스스로 질문을 발견하고, 문제의 본질을 파고들어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힘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의 물결 속에서, 우리 교육 현장은 과연 얼마나 준비되어 있을까요?

교과서 속 질문, 무엇을 묻고 있는가?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초등 역사 교과서에 수록된 질문들은 역사적 사실을 이해하고 정리하는 수준에 머무르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소영 서울대동초 교사의 분석에 따르면, 초등학교 5학년 2학기 사회 교과서의 역사 영역 질문 중 약 67.1%가 '기억하기'와 '이해하기' 수준에 집중되어 있었습니다. 이는 단순히 본문에 제시된 답을 찾거나, 여러 정보를 연결해 추론하는 수준의 질문이 대다수를 차지한다는 의미입니다.

물론 본문 내용을 바탕으로 정보를 연결하고 생각하게 하는 질문이 많다는 점은 긍정적입니다. 그러나 진정한 의미의 사고력 신장을 위해서는 한 발 더 나아가야 합니다. 예를 들어, **"두 사람이 생각한 왕의 역할이 무엇인지 자료에서 찾아 밑줄을 그어 봅시다"**와 같은 질문은 사실 확인에 그칠 뿐, 깊이 있는 사고를 유도하기 어렵습니다.

비판적 사고를 이끄는 질문의 부재
더 큰 문제는 비판적 사고를 촉진하는 질문의 절대적 부족입니다. 전체 질문 중 역사 서술의 관점, 배제된 목소리, 권력 관계 등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도록 유도하는 '비판적 지향성' 질문은 8.0%에 불과했습니다. 반면, 제시된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수용적 지향성' 질문은 25.2%에 달했습니다.

예를 들어, **"광주 학생 항일 운동 당시 학생들이 쓴 글을 읽고, 시위가 일어나게 된 까닭을 써 봅시다"**와 같은 질문은 당시 상황의 맥락을 이해하도록 돕지만, 글을 쓴 사람의 관점이나 자료에서 생략된 목소리를 검토하도록 요구하지는 않습니다. 이는 학생들에게 주어진 정보를 비판적으로 분석하는 능력보다는 수동적으로 수용하는 태도를 강화할 수 있습니다.

진정한 질문의 힘, 교과서에서 시작되어야
그렇다면 어떤 질문이 비판적 사고력을 길러줄 수 있을까요? 연구에서는 다음과 같은 질문들을 긍정적인 사례로 꼽습니다.

  • "수산리 고분 벽화 속 사람의 크기가 다른 까닭을 이야기해 봅시다." (벽화 속 인물의 크기에 반영된 신분 질서와 사회구조 검토)
  • "『삼강행실도』의 내용을 한글과 그림으로 나타낸 까닭을 써 봅시다." (제작 주체의 의도를 생각하도록 유도)

이러한 질문들은 단순한 사실 확인을 넘어, 텍스트의 표현 방식이나 그 안에 담긴 사회 구조, 의도를 탐색하게 함으로써 학생들의 비판적 사고를 자극합니다. 겉으로 보기에 창의적으로 보이는 활동들, 즉 학습 내용을 일기나 편지 등으로 다시 표현하는 '창안하기' 질문들도 비판적 사고와 연결되지 않는다면 그 의미는 반감될 수 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역사 서술의 편향을 검토하고 다른 관점에서 사건을 재구성하도록 요구하는 '비판적 창안' 질문은 단 한 건도 없었습니다.

미래 교육을 위한 교과서 개혁 과제
교과서 질문의 질은 학생들의 사고력 발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특정 출판사의 교과서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학생이 경험하는 사고의 깊이가 달라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는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이는 교과서 검정 기준에 질문의 인지 수준과 비판적 문해 구조를 평가하는 구체적인 기준 마련의 필요성을 강력히 제기합니다.

단순히 질문의 수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학생들이 사료의 출처와 관점을 확인하며 기존 역사 서술을 다양한 시각에서 재구성하도록 이끄는 질문이 필요합니다. AI가 정답을 찾아주는 시대에, 우리 교육은 학생들이 스스로 질문하고, 비판적으로 사고하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돕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AI 시대, 교실이 변화해야 할 본질적인 방향이자 교과서가 재정립해야 할 핵심적인 역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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