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정서 위기 심화, 예방 교육 강화가 실질적 해법 될까?
최근 청소년 자살 증가, 특히 원인 미상의 경우가 급증하면서 심각성이 부각되고 있다. 정부는 사전 예방 교육을 강화해 위기 학생을 조기에 발견하고 지원하는 등 다각적인 대책을 모색하고 있다.
최근 심화되고 있는 청소년 정서 위기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뚜렷한 이유를 알 수 없는 ‘원인 미상’ 청소년 자살이 급증하는 현상은 교육계를 넘어 사회 전반의 우려를 낳고 있다. 관련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5년까지 4년간 자살한 학생 1068명 중 절반이 넘는 620명이 원인 미상으로 분류되었으며, 정상군에 속했던 학생들의 자살 비율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인 미상 자살의 비표출성
한림대학교 병원 홍현주 교수는 자살 학생의 약 80%가 정서행동특성검사에서 ‘정상군’으로 분류되었으며, 20%만이 ‘고위험군’이었다고 밝혔다. 이는 청소년 자살이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발생하며, 대다수가 사전에 고위험군으로 표출되지 않는다는 점을 시사한다. 현행 정서행동특성검사가 우울이나 불안 등 다양한 정서적 문제를 진단하는 데 유용하지만, 자살 위기 징후를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10대 청소년의 자살률은 지난 10년간 약 45.1% 증가했으며, 특히 5월, 8월, 6월 등 특정 시기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인다.
‘청소년 자살예방 범정부 추진 대책’ 발표
이러한 심각성에 대응하기 위해 교육부를 포함한 15개 정부 부처는 합동으로 ‘10대 청소년 자살예방 범정부 추진 대책’을 발표했다. 이 대책은 청소년 자살률을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예방-감지-개입-회복-기반 조성의 5단계, 총 15개 과제로 구성되어 있다.
‘마음 근육 강화’ 위한 사전 예방 교육 확대
대책의 핵심은 청소년의 ‘마음 근육’을 강화하기 위한 사전 예방 교육 확대에 있다. 내년부터 현재 6차시로 운영되던 사회정서교육이 17차시로 대폭 확대된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수업 시간과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을 활용하여 자아존중감 향상, 스트레스 및 불안 관리, 그리고 긍정적인 관계 형성 방법을 배울 예정이다. 교육 현장에서의 역량 강화를 위해 1500명의 선도교사를 양성하고, 교감 및 1급 자격연수 과정에 마음 건강 지도 역량 교육을 필수 반영하며, 교대 및 사범대 교육과정에 ‘학생 마음 건강’ 과목 개설을 의무화할 계획이다.
더불어 체육수업 감축을 금지하고 수학여행, 소풍, 운동회 등 공동체 의식 함양에 도움이 되는 교육활동을 활성화하며, 부모 교육도 강화하여 자녀의 성장 단계에 맞는 소통법 및 지지법 등 교육 콘텐츠를 제공할 예정이다.
위기 학생 조기 발견 및 지원 체계 강화
위기 청소년을 적시에 발견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인공지능(AI) 기반 발굴 시스템 구축이 제시되었다. 이 시스템은 청소년들이 사용하는 이미지, 영상, 신조어 등을 상시 모니터링하여 위험 징후를 조기에 파악하는 데 활용될 예정이다. 또한, 2030년까지 모든 학교에 전문상담교사 등 전문인력을 배치하는데, 현재 학생 1500명당 1명인 배치 기준을 500명당 1명으로 낮춰 학생들의 접근성을 높일 계획이다. 상담 및 치료를 위해 청소년 전용 병동 확충과 더불어 임시 보호 공간도 마련하여 고위기 청소년을 지원한다.
지역사회 연계 및 재정 지원 확대
청소년 자살 예방을 위한 지역사회 연계도 강화된다. 지방자치단체 자살예방관이 총괄하고 교육지원청이 참여하는 ‘청소년 생명 지킴 지역안정망협의회’를 구성하여 유관기관 간 협력 체제를 구축하고 지역별 대응을 체계화할 방침이다. 재정 지원 측면에서는 보통교부금 내 ‘학생마음건강지원비’ 반영 비율을 현재 0.25% 수준에서 1%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하여 위클래스, 위센터 등 학생 마음 건강 지원 시설 확충 및 운영을 뒷받침할 계획이다. 아울러 국가와 학교, 가정의 책무성을 강화하기 위해 ‘학생 마음 건강 지원법’ 제정도 추진된다.
실질적 효과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 필요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청소년 자살 문제가 개인의 심리적 안정이나 학교 공동체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과제임을 강조하며, 사회 구성원 모두의 책임감 있는 공동 대응을 촉구했다. 이번 범정부 대책이 단순한 구호에 그치지 않고, 청소년 정서 위기를 실질적으로 해소하는 데 기여하기 위해서는 현장과의 끊임없는 소통을 통한 보완과 지속적인 관심이 필수적이다. 특히, 원인 미상 자살의 비표출성을 고려할 때, 조기 진단 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하고 학생 개개인의 미묘한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인적 네트워크와 프로그램의 강화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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