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10일 금요일
교육뉴스

기초학력 지원, 개인 넘어 공동체 성장 이끄는 패러다임 전환 절실

학교 현장에서 ‘기초학력 미달’이라는 개인의 문제로 치부되던 현상이 사실은 공동체 배움의 단절에서 비롯될 수 있음에 주목하며, 새로운 지원 패러다임의 필요성을 진단합니다.

연응진 기자승인 2026.06.18 06:01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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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교육 현장에서 기초학력 저하 문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문제를 단순히 학생 개인의 학습 결손이나 노력 부족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더 넓은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학습 부진 학생들을 ‘낙오자’로 낙인찍기보다는, 모든 학생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공동체적 배움 환경 조성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개인 지원 방식의 한계와 학생의 고립
현재의 기초학력 지원은 주로 학생 개인을 진단하고, 선별하여 개별 보충 학습을 제공하는 분리형 지원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이는 특정 학생에게 일정 기간 집중적인 지도를 제공함으로써 학습 수준을 끌어올리는 데 일정 부분 기여할 수 있지만, 동시에 여러 부작용을 낳을 수 있습니다. 개별 지도가 이루어지는 동안 학생은 친구들과의 상호작용에서 멀어지고, 자신을 ‘따로 지원받는 사람’으로 인식하게 됩니다. 이는 단순한 인지적 결손을 넘어 교실 공동체 안에서의 소속감 부족과 학습 의욕 저하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학습의 문제가 인지적 결손뿐 아니라 관계적 단절로 확장될 위험이 있습니다.

배움은 원래 공동체 안에서 일어난다
교육학자 비고츠키가 강조했듯, 인간의 배움은 타인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이루어집니다. 아이들은 친구의 설명을 듣고, 풀이를 모방하며, 모둠 활동을 통해 사고를 정리하고, 서로의 실수를 보며 다시 시도하는 과정에서 성장합니다. 즉, 혼자서 도달하기 어려운 수준도 누군가와 함께할 때 도달할 수 있는 근접발달영역의 개념이 기초학력 지도에도 적용될 수 있습니다. 배움은 교사와 학생 사이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교실 공동체 전체의 상호작용 속에서 만들어진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관계 단절, 학습 포기로 이어지는 악순환
학생들이 학습에서 어려움을 겪을 때 가장 먼저 포기하는 것은 종종 학습 내용 자체가 아니라 또래 관계입니다. 발표를 피하고, 질문을 숨기며, 모둠 활동에서 침묵하는 모습 뒤에는 “틀리면 친구들이 싫어할 거야”, “내가 느리면 방해될 거야”, “나는 원래 못하는 애야”와 같은 부정적인 감정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러한 감정은 교실 안에서 형성되며, 이는 학습 부진을 더욱 심화시키는 요인이 됩니다. 따라서 기초학력 지원은 단순히 학습 내용 보충을 넘어, 아이들이 타인의 반응 속에서 긍정적인 자아 개념을 형성하고 학습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함께 배우는 구조로의 전환
기초학력 지원은 개별화만으로 완성될 수 없으며, 공동체 안에서 다시 연결될 수 있는 구조가 필수적입니다. 별도의 지원이 필요하더라도, 그 목표는 공동체로부터의 분리가 아니라 공동체 안에서의 참여를 다시 가능하게 하는 것에 두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몇 가지 전환이 필요합니다.

  1. 교실 안에서의 지원 강화: 현재 시행 중인 협력 강사 제도는 단순히 문제 풀이를 돕는 보조 역할에 그치지 않고, 학생들이 공동체 안에서 학습 참여를 지속하도록 돕는 연결자 역할에 더욱 집중해야 합니다.
  2. 또래 협력 구조의 적극적 설계: 잘하는 학생이 못하는 학생을 일방적으로 ‘돕는’ 구조가 아니라, 서로 다른 강점이 교환되는 상호적인 협력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계산이 빠른 학생, 설명을 잘하는 학생,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데 강점이 있는 학생 등 서로의 강점을 활용하여 함께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합니다.
  3. 긍정적인 교실 문화 조성: 틀림이 조롱의 대상이 아니라 사고의 흔적으로 존중받고, 느린 배움의 속도가 배제의 이유가 아니라 다양한 학습 경로로 인정받는 문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시사점: ‘함께하는 배움’으로 모두의 성장 지원
기초학력 보장은 단순히 최소한의 성취 기준 도달을 넘어, 학생들이 배움의 흐름 안에 계속 머물 수 있도록 하는 힘입니다. 친구들과 함께 배우고 있다는 감각, 틀려도 다시 참여할 수 있다는 안전감, 질문해도 괜찮다는 신뢰가 형성될 때, 학생들은 진정한 배움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기초학력 지원 정책은 한 아이의 부족을 메우는 기술적인 접근을 넘어, 누구도 배움 밖으로 혼자 남겨두지 않으려는 공동체의 책임과 노력이 담겨야 합니다. 모든 학생이 교실 안에서 주인공이 될 수 있는 포용적인 교육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중요한 과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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